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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푸어 가족의 가난 탈출기 > - 일하는 자의 가난은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의 산물이다 강은진 지음, 작아진 둥지. 도서관에서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15년 차 직장인인 저자가 노동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가족을 인터뷰한 책이다. 얼마 전 SPC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을 때다. SNS에서 '능력이 없고 공부를 못해서 들어간 공장 노동자'라는 식으로 희생자를 비하하는 글들을 보았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같은 사회에 살아간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들은 정말 무능해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이들을 둘러싼 사회 구조의 문제는 없나? 모두가 출발선상이 동일하고 공평한가? 이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저자는 가족 중 유일한 대졸자이며 화이트 칼라다. 자신이 공부에 전념하여 대학에 가고 취업하고 사무실에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이 모두 가.. 2022. 11. 14.
<쇼팽 스페셜 콘체르토 vs 콘체르토>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최형록, 김도현 공연 후기 최형록과 김도현. 최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두 피아니스트가 함께 공연을 한다고 하니 안 갈 이유가 없었다. 부천영화제 때문에 몇 번 가봤던 부천 시민회관을 수년 만에 다녀왔다.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추모곡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곧이어 최형록 피아니스트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연주되었다. 최형록 피아니스트도 유튜브 덕에 알게 된 피아니스트다. 연주가 너무나 섬세하고 서정적이다. 이 분이 BTS 히트곡을 즉흥으로 치는 영상도 있는데 이것조차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른다. 이번 연주도 그랬다. 특히 2악장은 할 수만 있다면 간직해서 종종 듣고 싶을 정도였다. 앵콜곡이었던 쇼팽의 녹턴도 정말 좋았다. 김도현 피아니스트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다채로웠다. 1악장은 강렬하고 2악장은 부드러웠다. 3악장.. 2022. 11. 11.
성인 피아노 학원 레슨 4개월 차 후기 올해 7월부터 집 근처에 있는 성인 피아노 학원에 등록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이 학원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다. 시설과 레슨의 퀄리티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걸어서 7분이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학원을 선택했다. 모두 업라이트 피아노로 구비되어 있고 연습용 피아노들은 사실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이 아쉽다. 하지만 평일에는 밤 10시까지, 토요일에는 오후 8시까지 운영되고 있어서 원한다면 언제든지 가서 연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첫 등록 후 3주 간 레슨 받은 선생님은 솔직히 별로였다. 두번째 달은 등록하지 않거나 원장님에게 레슨을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주째 되었을 때 그 분이 그만둔다고 얘기했다. 그제서야 그간의 상황이 이해가 되었.. 2022. 11. 9.
<캐스팅 - 영화관 소설집> 영화관에 관한 일곱 개의 단편 소설 영화관은 많은 도시인들에게 특별한 공간일 것이다. 비교적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 시설이면서도 잠시 현실과 차단되어 스크린 속 다른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은 ‘영화관 소설집’으로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들마다 영화관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는지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조예은, 윤성희, 김현, 정은 작가는 판타지적으로 풀어냈고 박서련, 조해진, 한정현은 현실의 공간으로 영화관을 활용했다. 하지만 어떻게 풀어냈든지 간에 영화관은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되는 곳이라는 것은 같았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박서련 작가의 ‘안녕, 장수극장’이다. 작은 마을의 유일한 극장이 폐관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극장이 폭파될 때 그것을 지켜보던 장년의 토토가 눈을.. 2022. 11. 8.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DR's Pick 3 '세헤라자데' - 선우예권 무려 4개월 전에 예매한 공연을 관람했다. 최근 참사로 마음이 무거웠는데 본공연 전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곡 연주와 묵념의 시간이 있었다.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였다. 묵직한 음색에 절로 숙연해졌다. 이 날 초연이라는 전예은의 은 위트있고 경쾌했다. 디즈니 스코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기대했던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선우예권의 연주는 기대만큼 유려했다. 앙코르 곡도 역시 그러했고. 마지막곡 '세헤라자데'도 1악장의 메인 선율이 익숙해서 듣기 좋았다. 팟캐스트 '클래식빵'으로 예습해 둔 보람이 있었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중학교 때 두어번 관람한 이후 처음이었다. 최근 관람했던 피아노 리사이틀이나 실내악 공연과는 확연히 다른 묵직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만의 매력이 있다... 2022. 11. 4.
<가부장제의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 아넵 에세이 제목에 꽂혀 읽게 되었다. 21세기가 된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가부장제는 우리의 발목을 움켜쥐고 있다. 저자인 '아넵'의 '이혼 유튜버'라는 이력이 특이했다. 책을 읽으면서 유튜브에서 몇 개의 영상을 보았다. 재미있었다. 위트가 있다. 글도 역시 그랬다. 이혼의 과정이나 이후에 대해 심각하고 진지한 얘기를 하기 보다는 그것을 딛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저자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몇 개의 시월드 에피소드는 정말 화가 치밀었지만. 무엇보다 글발이 살아있었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년 간 독서를 꾸준히 하고 문장을 필사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역시 부지런히 읽고 쓰는 사람들의 글이 다르다. 놀랐던 것은 저자가 유튜브에 이혼 관련 영상을 올리고 수 많은 악플을 받았다고 한다. 지X도 풍년이다. 지금 .. 2022.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