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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5

<캐스팅 - 영화관 소설집> 영화관에 관한 일곱 개의 단편 소설 영화관은 많은 도시인들에게 특별한 공간일 것이다. 비교적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 시설이면서도 잠시 현실과 차단되어 스크린 속 다른 세상과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은 ‘영화관 소설집’으로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들마다 영화관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는지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조예은, 윤성희, 김현, 정은 작가는 판타지적으로 풀어냈고 박서련, 조해진, 한정현은 현실의 공간으로 영화관을 활용했다. 하지만 어떻게 풀어냈든지 간에 영화관은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되는 곳이라는 것은 같았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박서련 작가의 ‘안녕, 장수극장’이다. 작은 마을의 유일한 극장이 폐관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극장이 폭파될 때 그것을 지켜보던 장년의 토토가 눈을.. 2022. 11. 8.
<우리가 별을 볼때> 이혜오 장편소설 팬픽과 BL물. 내가 학창시절일 때는 없던 문화라 늘 궁금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꽤 많은 매니아들이 있어서 매번 놀란다. BL물 같은 경우는 몇 편을 보기도 했는데 어떤 것들은 단순히 '남녀'를 '남남'으로 치환한 정도로 여겨지기도 했다. 여전히 잘 모르고 더 알아갈 필요가 있는 분야다. 이 중 팬픽을 소재로 한 소설이 있어서 읽어 보았다. 실은 제대로 팬픽을 읽어 본 적이 별로 없다. 오래 전, 같이 일하게 된 배우를 소재로 한 팬픽이 있다기에 마케팅적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싶어서 본 적이 있는데. 몹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경험 때문인지 팬픽에 대한 선입견이 생긴 것도 같다. 이 책도 어딘가 거칠고 미숙한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놀랍게도 문장이 매우 좋고 감성이 풍부했.. 2022. 10. 27.
<이 와중에 스무 살> - 최지연 장편 소설 ‘이 와중에’라는 제목의 말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이 말의 의미를 뜯어보자면, ‘도무지 어떤 것을 행하거나 받아들일 상황이 아닌데 자연적으로 혹은 불가항력적으로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이 와중에’ 스스로와 주변을 더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소설이다. 특별한 상황 설정이나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무살 무렵의 주인공과 열 여덟 살 차이나는 엄마의 삶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지방 소도시에서 어렵게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활을 하는 주인공 은호는 이혼 후 서울로 올라온 엄마와 생활한다. ‘성장 소설’이라는 타이틀답게 은호는 자신을 둘러싼 상황뿐만 아니라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보게 된다. 은호와 엄마가 다투는 상황이 매우 리얼했다. 어떤 장면에서는 은호에게 이입했.. 2022. 10. 25.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장편소설 10만 부나 팔렸다는 이 베스트셀러를 이제서야 읽어보았다. 김초엽 작가의 작품은 을 읽은 것이 전부다. 과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그에 기반한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말미의 '작가의 말'을 보니 이번 작품은 원예학을 전공한 저자의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식물의 생태나 구조, 환경적 의미 등에 대해 더 자세히 묘사된 것 같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작가의 이름 '초엽'. 아마도 '풀잎'을 한자어로 한 이름이 아닐까 싶은데 딸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부모님도 대단하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운명과도 같은 이름을 주셨으니까. 모 제작사가 드라마 판권을 구입했다고 한다. 과연 각색이 어떻게 이뤄질지 궁금하다. 각색하기 쉬워보이지 않는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거의 여성이라는 .. 2022. 10. 11.
<경애의 마음> 김금희 장편소설 김금희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몇 년전부터 여기저기 매체에서 보아왔다. 언젠가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연히 거실 책꽂이에서 이 책을 발견한 것이 아닌가. 파트너가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은 사실 제목만 보고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트랜디 하지 않고 알 수 없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읽고 보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큰 것인지 느끼게 되었다. 경애와 상수처럼 도무지 엮일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팍팍한 현실에서도 마음을 알아주는 사이로 변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상처와 고통에도 어떻게든 위로 받고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 1999년에 있었던 인천 호프집 화재가 소재로 쓰인 것이 인상적.. 2022.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