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71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김준녕 장편 소설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몰입도가 높았다. 적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을 정도다. 특히 무궁화호 탑승까지의 이야기는 숨을 못 쉴 정도로 재미있었다. 책의 배경은 기후위기로 인한 대기근으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진 한국이다. 정부는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계를 둘러싼 '막'으로 우주선을 보내기로 한다. 이 탐사대로 선발된 십대 아이들의 이야기가 일부고, 수백년 후 아직도 '막'에 도착하지 못한 무궁화호의 이야기가 뒷부분이다.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세상에서 배고픔이 얼마나 인간을 극단으로 몰아가는지에 대한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 현재 도무지 해결될 것 같지 않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인 것도 같다. 서로를 죽이고 뜯어먹어야만 살 수 있는 무궁화호는 결국 지구에 대한 극단적인 은유일지도.. 2022. 10. 14.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장편소설 10만 부나 팔렸다는 이 베스트셀러를 이제서야 읽어보았다. 김초엽 작가의 작품은 을 읽은 것이 전부다. 과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그에 기반한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말미의 '작가의 말'을 보니 이번 작품은 원예학을 전공한 저자의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식물의 생태나 구조, 환경적 의미 등에 대해 더 자세히 묘사된 것 같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작가의 이름 '초엽'. 아마도 '풀잎'을 한자어로 한 이름이 아닐까 싶은데 딸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부모님도 대단하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운명과도 같은 이름을 주셨으니까. 모 제작사가 드라마 판권을 구입했다고 한다. 과연 각색이 어떻게 이뤄질지 궁금하다. 각색하기 쉬워보이지 않는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거의 여성이라는 .. 2022. 10. 11. <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하다> 작년에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의 원작. 드라마가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에 이 책을 그때부터 읽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간혹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옛날 영화들을 보면 검정 모자와 코트를 입고 수염을 잔뜩 기른 유대교 남자들을 볼 수 있다. 또 미국에서 유대인들이 자본과 권력을 가진 세력이라는 것은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다. 나에게 미국의 유대인이란 이 정도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하시딕(유대교 초정통파)’이라는 존재를 를 처음 보고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저자가 탈출한 하시딕, 그 중에서도 사트마 공동체는 나치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뉴욕으로 이민을 오면서 시작되었다. 홀로코스트의 원인이 유대인이 거주하는 현지의 비유대인과 동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철저히 사회와 분리된 채 유대교 교리 숭.. 2022. 10. 4.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일찌감치 매진이었던 공연을 다녀올 수 있었다. 공연 전날, 혹시나 해서 예매 사이트를 둘러보니 취소표가 있었다. '백건우'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한다. 약력을 보니 1946년 생. 올해로 76세다. 10세 때 데뷔했다고 하니 연주 경력이 거의 70년이 다 되어 간다. 어마어마한 깊이의 연륜을 가진 이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연주곡은 스페인 작곡가인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작곡가와 곡이었다. 프로그램을 보니 작곡가 그라나도스의 삶은 안타깝다. 그라나도스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고예스카스'의 연주를 위해 아내와 미국에 갔다. 공연은 대성공을 이뤘지만 스페인으로 돌아오는 대서양 한복판에서 독일군의 미사.. 2022. 10. 4. <경애의 마음> 김금희 장편소설 김금희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몇 년전부터 여기저기 매체에서 보아왔다. 언젠가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연히 거실 책꽂이에서 이 책을 발견한 것이 아닌가. 파트너가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은 사실 제목만 보고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트랜디 하지 않고 알 수 없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읽고 보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큰 것인지 느끼게 되었다. 경애와 상수처럼 도무지 엮일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팍팍한 현실에서도 마음을 알아주는 사이로 변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상처와 고통에도 어떻게든 위로 받고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는 메시지를 준다. 1999년에 있었던 인천 호프집 화재가 소재로 쓰인 것이 인상적.. 2022. 9. 30. 서희태 렉처콘서트 <비발디 사계>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마포구에서 진행하는 'M 클래식 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서희태 렉처 콘서트 에 다녀왔다. 오전 11시에 하는 공연이지만 비발디 사계의 전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 예매를 했다. 공연비도 너무나 저렴해서 좋았지만 공연일자가 가까워 오는데도 빈 좌석이 많아서 안타까웠다. 공연장에 가니 거의 가운데 열만 관객이 차 있었다. 마포구가 이런 공연장과 프로그램을 애써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좋은데 공연 홍보가 잘 안된 것일까. 안타까웠다. 나도 지난번 선우예권 님의 공연이 아니었더라면 공연 정보를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서희태 지휘자님은 상당히 유머가 있으면서도 진행을 잘 했다. 클래식 초보자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잘 했고 적은 관객이지만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공연에 집중을 .. 2022. 9. 29. 이전 1 2 3 4 5 6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