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접근하기 번거로웠던 한국영상자료원이 활기를 찾아서 다행이다.
이 전시회가 지난 몇 달간 진행해 온것을 안고는 있었는데 이번주면 마감이 된다고 해서 가보았다.
전시의 규모는 작지만 볼만 하다. 특히 예전 영화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더욱.
한국 영화사에서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태흥영화사가 이제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니. 전시물들을 보면서 마음이 왠지 울컥했다.
얼마 전 별세하신 강수연 배우님 사진도 많고 힘든 투병을 하고 있다는 안성기 배우님 자료도 있다.
태흥영화사의 간판 감독인 임권택 감독님 자료들도 이제는 먼 과거가 됐다. 대학 때 수강한 영화과 수업에서 '춘향전'을 보고 리포트를 쓰는 게 있었다. 같은 해 부산 영화제에서 본 '춘향전' 배우들도 떠올랐다.
<서편제>를 비롯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 <장군의 아들> 시리즈나 <경마장 가는 길> <기쁜 우리 젊은 날> <뽕> <장및빛 인생> <개그맨> 같은 작품들이 소환됐다. 의외로 '이 영화도 태흥영화사 작품이었나?' 싶은 것들도 있었다. <미지왕>이나 젝스키스가 나온 <세븐틴>과 같은.
전시의 가장 마지막 출구에 있는 고 이태원 대표의 말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영화 제작자로 만 20년을 보내면서 서른여섯 편을 만들었다. 아무도 한국영화의 장래에 승부를 걸지 않을 때 과감히 '베팅'한 게 적중했다. 나는 '이건 이기는 게임'이라고 확신했고, 게다가 운도 따랐다. 돈은 크게 못 챙겼지만 적어도 명예는 얻었다."
"이제 나의 시대는 지나갔다. 다시 영화를 제작할 생각은 없다. 자기가 좋아서 죽기 살기로 하는 놈이 이기는 거다. 진심을 다해, 거짓 없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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