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몇 년간 누가 내한했다는 기사를 보기 힘들었는데 톰 크루즈가 내한했다. 이제는 한국을 방문한 탑스타라면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손가락 하트도 했더라. 특유의 그 이빨 미소도 여전했다.
파트너가 <탑건: 매버릭>을 무척 보고 싶어했다. 사실 옛날 <탑건>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미리 복습도 했다. 놀랍게도 기억 속의 영화보다 더 별로였다. 드라마는 엉성했고 개연성이 부족했고 촬영 역시 당시의 기술 부족 때문이었겠지만 그다지 역동적이지 않았다. 다만 청춘 남자로 상징되는 톰 크루즈의 매력만이 있는 영화였다.
<탑건: 매버릭>은 오프닝 크레딧부터 설레게 한다. 정확히 '프로듀서 - 제리 브룩하이머'부터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 여전히 건재한 톰 크루즈. 이 영화는 톰 크루즈를 스크린에서 봤고 열광했던 세대들을 위한 영화다. 드라마도 딱딱 떨어지게 잘도 만들었다. 옛날 영화에서 가져온 죽은 동료의 아들과의 갈등이라는 설정을 제대로 박아 놓고 제대로 풀어냈다. 톰 크루즈는 늙었지만 여전히 '살아있고' 멋졌다. 줄거리는 예상하는 것에서 한 치의 벗어남도 없지만, 이게 헐리웃 영화를 보는 맛이 아닌가.
그리고 발 킬머. 예전부터 그의 반항적이면서도 약간 마이너한 매력이 좋았는데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니 감동적이었다. 옛날 영화의 캐스팅에서 유일하게 가져온 캐릭터였고 정말 제대로 살렸다. 그 밖의 낯익은 배우들 - 에드 해리스, 제니퍼 코넬리도 반가웠고. 일렉기타 선율로 시작하는 그 음악도 여전히 좋았다. 기술은 옛날보다 말도 못하게 발전했으니 전투기 장면들은 더 스펙터클해졌다.
영리한 기획이고 부러운 기획이다.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수십 년만에 소환시켜서 다시 살릴만한 작품이 혹시 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 판권을 여전히 갖고 있으면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제작자가 과연 있을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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