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감정 연습을 시작합니다 - 청소년 심리와 자기 돌봄> 하지현, 창비
가늘고길게
2022. 10. 19. 10:09
어른이라면 누구나 10대를 겪었지만 10대들의 마음을 알기란 너무나 힘든 일이다. 청소년 자녀를 둔 어른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우리집의 청소년만 생각해도 그렇다. 아이가 나타내는 행동을 도무지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몸은 성장했지만 아이 스스로도 본인이 겪는 감정의 정체를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줄곧 내뱉는 말이 '짜증나' 일관일지도 모르겠다. 부모도 속이 타지만 아이 스스로도 많이 힘든 시기, 그게 사춘기일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의 심리를 다룬다. 거창하게 뇌과학이나 심리 분석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복잡 미묘한 '내 안의 감정'을 어떻게 분류하고 이름 붙이는지 알려준다.
이를테면, 소심함과 신중함을 구별하거나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알려준다. 또 우울감은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으며 사람마다 공감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도 알려준다.
표지 일러스트부터 마음에 든다. 각 감정을 소개하는 글 전에 상황에 대한 가벼운 만화로 시작하는 점이 좋다. 독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청소년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글도 다정하고 쉬워서 부담스럽지 않다. 교훈적이나 훈계하는 톤도 아니라 좋다.
이 책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매우 값지다.
"이상하지만, 정상입니다."
청소년기는 불안하지만 결국 지나갈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와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고 보듬어 주게 하는 책이다.
우리집 청소년 책상 위에 살짝 올려둘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