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가늘고길게 2022. 10. 4. 10:28

일찌감치 매진이었던 공연을 다녀올 수 있었다. 공연 전날, 혹시나 해서 예매 사이트를 둘러보니 취소표가 있었다.

'백건우'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한다. 약력을 보니 1946년 생. 올해로 76세다.

10세 때 데뷔했다고 하니 연주 경력이 거의 70년이 다 되어 간다. 어마어마한 깊이의 연륜을 가진 이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연주곡은 스페인 작곡가인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작곡가와 곡이었다.

프로그램을 보니 작곡가 그라나도스의 삶은 안타깝다. 그라나도스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고예스카스'의 연주를 위해 아내와 미국에 갔다. 공연은 대성공을 이뤘지만 스페인으로 돌아오는 대서양 한복판에서 독일군의 미사일에 배가 격추되어 허망하게 죽고 말았다.

'고예스카스'는 총 7곡인데 4번 '비탄 또는 처녀, 그리고 나이팅게일'과 마지막 곡인 '지푸라기 인형'이 제일 좋았다. 곡 전반에서 스페인의 느낌이 풍긴다. 피아니로 치는 스페인 기타 같은 소리라고나 할까.

늘 연주해 오던 레파토리나 대중적인 곡들이 아닌 새로운 곡을 선보이는 노 피아니스트의 모습이 멋있었다. 음반으로도 발매되어 계속 듣게 된다.



* 지난 선우예권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공연 도중 관객석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공연 전에 몇 번이나 핸드폰을 끄라고 안내 멘트가 나오는데, 대체 왜 이것을 지키지 않는지 화가 난다.

*마포아트센터 공연 프로그램 정말 좋다. M 소나타 시리즈 이후에는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현악기 공연 같은 기획도 있었으면 좋겠다.